신기방기 이집트 역사 체험하기
많은 분들이 이집트가 역사가 오래됐다는 건 알지만 얼마나 오래됐는지 잘 감이 안 온다고 하셔서 제가 피부에 느껴지도록 한번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위대한 파라오 투탕카멘?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이집트 파라오는 투탕카멘입니다. 그런데 사실 투탕카멘이 유명한 이유는 그가 뭔가 대단한 일을 한 파라오여서가 아닙니다. 그는 18살~19살, 이 때 죽은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너무 일찍 죽었기에 뭔가 유명한 업적을 남기고 싶어도 남길 수 없었던 비운의 왕입니다.
그러면 그가 이렇게 유명한 이유는 뭘까요? 뭐 대단히 거창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그의 유물들이 도굴이 안 되고 오늘날까지 잘 보존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집트 파라오의 유물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 중에 상당수가 투탕카멘의 유물입니다.
투탕카멘의 골든 마스크입니다. 18살, 19살 이 때 죽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좀 어려 보이는 것도 같네요. 이 투탕카멘이 기원전 14세기 사람입니다. 이게 얼마나 옛날이냐면!!
신기방기 이집트의 역사 체험하기
싸움을 잘해서 유명해진 사람이 있으니, 바로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입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왕이지만 군대의 선봉에서 싸우는 걸 좋아했다고 합니다. 대충 이렇게 말해서는 알렉산더 대왕이 얼마나 옛날 사람인지 감이 안 옵니다. 그는 모든 학문의 아버지라고 하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와 동시대 사람입니다. 심지어 그의 제자이기도 하죠.
아리스토텔레스랑 같은 시대 사람이라고 하니까 알렉산더 대왕이 정말 옛날 사람처럼 느껴지네요. 그렇게 옛날 사람인 알렉산더 대왕은 투탕카멘이 죽은 후 1,000년이 지나서 태어났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동양에는 중국사 최초의 황제라는 진시황이 있었습니다. 동아시아에서 황제라는 말 자체를 진시황이 만들었습니다. 황제라는 말 자체가 자기 업적을 칭송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사실 얼굴만 보면 잘 생긴 분은 아닌데 나르시시트였던 거 같네요. 그렇죠? 아무튼 진시황도 투탕카멘이 죽은 지 대략 1000년은 지나서 태어났습니다.
소설과 게임으로 유명한 삼국지! 요새는 소설로 삼국지를 알게 된 사람보다, 게임이나 만화로 삼국지를 알게 된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아무튼 조조, 유비, 손권이 다투던 삼국시대는 까마득한 옛날입니다. 삼국지 게임 해 본 분들은 관구검 기억하실 거에요. 우리나라 역사책에서는 관구검이 3세기에 고구려를 침략했다고 나옵니다. 그런데 이 관구검의 침공이 투탕카멘이 죽고나서 1700년은 지나서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초기 고구려는 보는 옛날이나, 초기 고구려 시대 때 사람들이 투탕카멘을 보는 시점이나 비슷하네요. 1700년전이라고 하니까요.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렇게 옛날 사람인 투탕카멘이 이집트 18왕조 파라오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앞에 17왕조가 더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17왕조 앞에는 이집트 선왕조가 있었죠. 이집트에 통일왕조가 형성되기 이전이라 선왕조라고 부릅니다.
기원전 14세기, 투탕카멘이 파라오 노릇을 하던 고대 이집트 18왕조가 우리들 생각으로는 정말 까마득하게 옛날인 것 같지만 그 역시 고대 이집트 역사에서는 이제 겨우 후반기에 접어드는 시기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기자의 피라미드는 정말 어마 무시한 위용을 자랑합니다. 우리 동네 뒷산보다 큰 것 같네요. 요즘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옛날 이집트 사람들은 어떻게 저렇게 큰 피라미드를 만들었을까?
그런데 투탕카멘도 똑같이 그런 생각을 했을 겁니다. 기자 피라미드는 이집트 4왕조 시대의 건축물이니까요. 투탕카멘이 이집트 18왕조 파라오라고 말씀드렸죠? 투탕카멘이 태어나기 1,000년도 전에 세워진 건축물이 바로 저 기자의 피라미드입니다. 그러니까 투탕카멘 입장에서 기자의 피라미드는 우리가 TV에서 대조영을 보면서 참 옛날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이 당시 동아시아에서는 고인돌이 세워지고 있었습니다. 기자의 피라미드 그것은! 너무나 놀라운 오버테크놀러지입니다! 이거 외계인이 만든 게 분명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죠!
더 놀라운 건 스핑크스입니다. 자기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수수께기를 냈다는 전설을 가진 이 거대한 스핑크스는 기자 피라미드보다 최소 500년은 더 오래전에 만들어진 건축물입니다. 투탕카멘 입장에서 스핑크스는 우리가 드라마 주몽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을 겁니다.
"어휴, 옛날 이집트 사람들은 저런 걸 어떻게 만들었을까?" 이런 생각은 우리만 하던 생각이 아닌 것입니다. 알렉산더 대왕도, 아리스토텔레스도, 고대 로마 사람들도, 심지어 파라오 투탕카멘도 우리와 똑같은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정말 이집트의 역사는 신기방기한 것 같습니다.




